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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석 추기경 2011년 성탄메시지
작성자 : 서울대교구문화홍보국 작성일 : 2011-12-19 조회수 : 1086

 



정진석 추기경 2011년 성탄메시지

“나는 그들과 함께 살며 그들 가운데에서 거닐리라.

나는 그들의 하느님이 되고 그들은 나의 백성이 되리라.” (2코린 6,16)


 
천주교 서울대교구 교구장 정진석 추기경이 ‘예수 성탄 대축일’을 맞아 성탄메시지를 발표했다.
 
정 추기경은 메시지를 통해 “예수님의 탄생이 특별히 버림받은 사람들, 소외된 사람들, 가난하고 병들고 약한 사람들에게 더 큰 희망과 기쁨이 되기를 기도한다.”고 성탄인사를 전했다.
 
또한 성탄을 맞은 신자들에게 “예수님께서는 어떤 특정한 사람들이 아니라 만민의 구원을 위하여 오신 분”이며, “예수님의 탄생을 맞이하여 온 인류가 하나라는 ‘공동체 정신’의 회복이야말로 모든 사람에게 필요한 올바른 삶의 자세”라고 전했다.
 
이어 “예전에 비해 비교도 하지 못할 정도의 산업화 혜택을 누리고 있지만, 비인간화가 거리낌 없이 성행하고 있으며 인간은 물질의 노예로 전락하고 있다”고 현실을 지적하며 “우리 공동체가 하나가 되기 위한 첫 걸음은 무엇보다 먼저 다른 이들의 고통과 아픔을 진정으로 느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 추기경은 “우리 사회가 사랑의 공동체가 되도록 고통 받는 이웃을 외면하지 않고 어떠한 생명도 소외되거나 경시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우리 신앙인들도 개인의 울타리를 넘어서서 모든 이가 사랑과 행복의 공동체를 만드는데 큰 역할을 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메시지 전문은 서울대교구 주간 소식지인 ‘서울주보’ 12월 25일자에 실린다. 또한 서울대교구 문화홍보국 홈페이지(http://cc.catholic.or.kr)에서도 볼 수 있다.
 
정 추기경은 오는 24일(토) 밤 12시(25일 0시) 명동대성당에서 ‘예수 성탄 대축일 밤 미사’를, 25일(일) 낮 12시 명동대성당에서 ‘예수 성탄 대축일 낮 미사’를 집전한다.
 
 
 
 
 
 
2011년 성탄메시지


“나는 그들과 함께 살며 그들 가운데에서 거닐리라.
나는 그들의 하느님이 되고 그들은 나의 백성이 되리라.”(2코린 6,16)
친애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우리는 오늘 예수님의 성탄을 맞이했습니다. 여러분과 여러분의 가정에 하느님의 은총과 평화가 충만하시기를 기도드립니다. 예수님의 탄생이 특별히 버림받은 사람들, 소외된 사람들, 가난하고, 병들고 약한 사람들에게 더 큰 희망과 기쁨이 되기를 기도합니다.
 
 하느님은 외아들 예수님을 이 세상에 보내시어 모든 인류에게 닫혀 있던 구원의 문을 열어주셨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우리와 함께 살기 위해 가장 낮고 비천한 모습으로 우리 가운데 오셨습니다. 이것은 예수님께서 사람들 가운데서도 가장 약하고 보잘것없는 사람들과 함께하신다는 중요한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이처럼 주님의 성탄은 우리 인간에 대한 무한한 하느님 사랑을 보여주시면서 모든 사람을 구원의 길로 이끌어 주십니다.
 
 우리가 성탄을 맞이하며 가장 깊이 묵상해야 할 부분은 “인류 공동체”라는 주제라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예수님께서는 어떤 특정한 사람들이 아니라 만민의 구원을 위해서 오셨기 때문입니다. 현대는 온 인류가 서로 영향을 깊이 주고받으며 살 수밖에 없는 시대입니다. 따라서 예수님의 탄생을 맞이하여 온 인류가 하나라는 공동체 정신의 회복이야말로 모든 사람에게 필요한 올바른 삶의 자세입니다.
 
 사람은 본질적으로 사회적 존재로 창조되었기에 우연히 서로 모여 사는 것이 아닙니다. 따라서 하느님을 우리 자신과 다른 이들의 존재의 가장 깊은 원천으로 인식하고 하느님 앞에서 책임 있는 태도로 살아가고자 노력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우리가 한 공동체라는 것을 깊이 인식한다면 평화로운 인류 건설의 초석을 마련할 수 있습니다. 또한, 세상에는 사람들로 구성된 여러 가지 형태의 공동체들이 있을 수 있지만 어떠한 사회 공동체도 그 주체와 목적이 인간이어야 합니다.(사목 헌장 25항) 왜냐하면 세상에는 하느님의 모상대로 창조된 인간보다 더 앞선 가치는 존재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오늘날 우리가 사는 세상은 어떠합니까? 우리는 예전에 비해 비교도 하지 못할 정도의 산업화 혜택을 마음껏 누리고 있지만, 비인간화가 거리낌 없이 성행되는 개탄할 풍조에 휩쓸려 살면서 인간이 물질의 노예로 전락하고 있습니다. 우리 사회가 물질적인 가치를 인생의 최고 가치로 인식하는 한 함께 사는 공동체 의식보다는 집단과 개인의 권리 주장, 집단적 이익 추구에 더 몰두하게 합니다. 이러한 배타적인 자세는 사회적 갈등을 더욱 심화시키고, 다양한 계층 간의 갈등을 가져오며 상호 간의 소통을 어렵게 합니다. 우리 공동체가 하나가 되기 위한 첫걸음은 무엇보다 먼저 다른 이들의 고통과 아픔을 진정으로 느끼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우리 사회가 사랑의 공동체가 되도록 고통 받는 이웃을 외면하지 않고 어떠한 생명도 소외되거나 경시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다행히 우리 사회에 많은 사람이 자기 것을 다른 이들과 함께 나누는 봉사와 기부, 나눔의 문화가 점점 더 확산되고 있는 것은 희망적이라 할 수 있습니다.
 
 예수님의 거룩한 성탄을 맞이하여 우리 사회의 지도자들부터 공동체의 일치를 위해 막중한 책임과 의무를 절감하고 국민 전체를 위해 자신을 온전히 바치는 참 봉사자로 태어나기를 기원합니다. 또한, 오늘날과 같은 가치관이 혼란스런 시대일수록 교회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집니다. 교회는 단순한 전례나 신앙의 공동체일 뿐만 아니라 사랑의 공동체로서 세상의 빛이(마태 5,13-16) 되어야 하는 사명을 띠고 있기 때문입니다. 세상의 빛이 된다는 것은 이 사회 안의 어두운 곳을 찾아서 어둠을 없애고 공동체가 함께 나가야 할 길을 열어 주는 것입니다. 따라서 우리 신앙인들도 우리 사회를 개인의 울타리를 넘어서서 모든 이가 사랑과 행복의 공동체로 만드는 데 큰 역할을 해야 할 것입니다.
아기 예수님의 모습을 바라보며 세상의 모든 사람이 사랑 가득한 새로운 마음으로 태어나기를 바랍니다. 예수님 성탄의 은총이 이 시대 모든 사람, 특히 가난하고 소외당한 사람들에게 충만하게 내리기를 다시 한 번 기원합니다.


2011년 12월 25일
성탄절을 맞이하여
천주교 서울대교구 교구장 정진석 추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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