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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풀_0816]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123위 시복 미사
작성자 : 방한준비위원회 작성일 : 2014-08-16 조회수 : 1881

 

시복식- 현장 스케치

 

 

#시복 미사 시작 전 스케치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123위 시복 미사가 거행된 16일, 서울 광화문 일대는 자원봉사자들과 미사 참례자들로 꼭두새벽부터 들썩였다.
미사 입장은 새벽 4시부터였지만 밤을 새워가며 전국 각지에서 버스와 기차를 타고 온 신자들은 입장 시작 1시간 전부터 광화문 광장에 도착해 수백 미터씩 줄을 지어 입장을 기다렸다. 그래도 피곤하거나 지친 기색이라곤 찾아볼 수 없었다.
독일에서 성악을 전공하고 있는 유학생 배보람(루치아, 27)씨는 “교황님께서 한국에 오신다는 소식을 듣고 일부러 귀국해 새벽 2시부터 기다리고 있었다”면서 “교황님을 한국에서 직접 뵐 수 있다는 사실에 기쁘고 설렌다”고 말했다.
광주대교구 운남동성당에서 온 기범석(엘레우데리우스, 55)씨는 “미사에 배정된 자리가 제대에서 가장 먼 곳이라 아쉽지만 교황님과 같은 공간에서 숨 쉬는 것만으로도 좋다”며 미사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동이 트지 않아 어두운 가운데서도 신자들의 광화문 광장 입장은 순조롭게 이뤄졌다. 신분 확인과 보안 검색을 거쳐 광장에 입장한 신자들은 지정된 구역에 앉아 조용히 이야기를 나누거나 기도를 바치며 시복미사를 기다렸다. 광장 주변은 사전에 미사 참례를 신청하지 못한 신자들로 속속 들어찼다.
5시 30분쯤 동이 트면서 어둑했던 광화문 일대가 밝아왔다. 광화문을 배경으로 설치된 제대에는 높이 4.6m의 십자가가 8m 높이의 단 위에 우뚝 서 사람들 눈길을 사로잡았다. 제대 왼쪽에는 한복을 입은 한국사도의 모후상이 놓여 있었다. 장소에 비해 높이가 낮은 제단과 제대는 신자들과 눈을 맞추며 미사를 봉헌하고 싶다는 교황의 요청에 따른 것이다.
신자들 입장은 오전 7시쯤 마무리됐다. 선선한 새벽바람을 맞으며 미사를 기다린 신자들은 “날씨가 시복식을 도와주고 있다. 역시 프란치스코 교황님이다”라며 비에 대한 걱정을 말끔히 털어냈다. 교황이 도착하기만을 손꼽아 기다린 신자들은 8시 30분경 피아니스트 백건우(요셉 마리)씨의 연주를 듣고 난 뒤 한목소리로 묵주기도를 바쳤다.

 

 

◎…이날 교황은 시복미사 집전에 앞서 하느님의 종 124위 시복자 가운데 가장 많은 27위가 탄생한 서소문성지를 찾아 기도를 바쳤다. 교황을 기다린 1000여 명의 신자들 환영을 받으며 서소문성지 현양탑 앞에 선 교황은 꽃을 바친 뒤 깊이 고개를 숙여 1분간 기도했다. 이후 신자들에게 축복을 준 뒤 시복식장으로 향했다.
서울시청 광장에서 오픈카로 갈아탄 교황은 30분간 광화문 광장을 두 바퀴 돌며 신자들과 만났다. 교황은 특유의 환한 미소를 띠고 신자들을 향해 십자성호를 그으며 축복했다. 경호원을 통해 갓난아기를 받아 안수기도도 해줬다. 광장 바닥에 앉아 4~5시간씩 교황을 기다린 신자들은 일제히 일어나 ‘비바 파파’, ‘프란치스코’를 외치며 교황을 뜨겁게 환영했다.
교황이 탄 차가 세월호 희생자 가족들이 모여 있는 곳을 지나자 교황은 차를 멈추게 하고 손수 문을 열고 차에서 내렸다. 유가족을 축복하며 위로를 건넨 교황은 세월호 사건으로 딸을 잃은 김영오씨가 건네는 편지를 직접 받아 주머니에 넣기도 했다. 교황 수단에 달린 노란 리본 배지가 비뚤어진 것을 본 김씨는 배지를 바로 잡아주며 “다시는 대한민국에서 이런 참사가 일어나지 않도록 기도해달라”고 교황께 호소했다.
이날 미사는 평화방송TV와 라디오, 인터넷 동영상 전문 웹사이트 유투브를 통해 전 세계에 생중계됐다.

 

 

#시복 미사 현장 스케치

 

 

“본인의 사도 권위로, 공경하올 하느님의 종들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123위를 앞으로 복자라 부르고, 법으로 정한 장소와 방식에 따라 해마다 5월 29일에 그분의 축일을 거행할 수 있도록 허락합니다.”
8월 16일 서울 광화문광장.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123위를 복자 반열에 올리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선포가 울려 퍼졌다. 자랑스러운 한국교회 초기 순교자들이 복자가 되는 순간, 124위 복자화가 펼쳐지고 성가대가 부르는 환희의 찬가가 광화문 일대에 메아리쳤다.
이로써 한국교회는 124위 복자들의 뜨거운 신앙을 본받아 21세기 새로운 복음화에 박차를 가하고, 아시아 복음화의 주역으로 우뚝 서는 계기를 마련하게 됐다. 124위 시복은 파리외방전교회가 중심이 된 103위 시복시성과 달리 한국교회가 주체가 되고, 103위보다 먼저 시복됐어야 할 124위를 뒤늦게나마 시복함으로써 후손으로 해야 할 도리를 다하게 됐다는 점에서 큰 의의를 지닌다. 교황이 시복식을 직접 주례하는 것도 매우 예외적인 일로, 한국교회의 큰 영광이다.
전국 각지에서 모여든 신자 20만 명이 광화문광장과 인근 도로를 가득 메운 가운데 봉헌된 124위 시복미사는 교황이 라틴어로 주례하고 신자들은 한국어로 응답하는 형식으로 2시간 동안 소박하면서도 장중하게 거행됐다.
교황은 미사 강론을 통해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123위 안에서 이뤄진 승리를 경축한다”며 “그분들의 이름은 성 김대건 안드레아 사제와 성 정하상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들 이름 옆에 나란히 놓이게 됐다”고 말했다.
교황은 또 “한국교회는 순교자들의 희생으로 성장했다”면서 “선조들에게 물려받은 신앙과 애덕의 유산을 보화로 잘 간직하여 지켜나가기를 촉구했다. 이어 우리의 신앙이 세상에 의해 도전받고 있는 현실을 언급하며 “순교자들의 모범을 따르면서 주님 말씀을 그대로 받아들여 믿는다면 순교자들이 죽음에 이르도록 간직했던 숭고한 자유와 기쁨이 무엇인지 마침내 깨닫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은 미사 끝에 인사말을 통해 “오늘 시복식은 가톨릭 교우들 뿐 아니라, 우리나라 모든 국민, 나아가 아시아의 많은 형제들과 더불어 순교자들이 보여준 보편적 형제애를 나눌 수 있는 화해와 일치의 장이 되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이어 “순교자들의 피가 헛되지 않도록 우리가 더 복음화돼 가난하고 소외된 이웃을 위해 더욱 봉사하며 그들과 복음의 기쁨을 나누는 교회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교황은 미사에 앞서 한국교회 최대 순교지인 서소문순교성지를 찾아 헌화하고 순교자들을 위해 기도했다. 덕수궁 대한문 앞으로 이동한 교황은 그곳에서 오픈카로 갈아타고 광화문광장을 돌며 참석자들과 뜨거운 만남의 시간을 가졌다.

 

 

시복식 강론 요지

 

 

오늘 우리는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 123위 안에서 이루어진 승리를 경축합니다. 이 순교자들은 모두 그리스도를 위하여 살고, 그리스도를 위하여 죽었습니다. 그리고 지금 그들은 환희와 영광 속에서 그리스도의 다스림에 함께 참여합니다.
순교자들의 승리, 곧 하느님 사랑의 힘에 대한 그들의 증언은 오늘날 한국 땅에서, 교회 안에서 계속 열매를 맺습니다. 한국교회는 순교자들의 희생으로 이처럼 성장하게 되었습니다. 복자 (윤지충) 바오로와 그 동료들을 오늘 기념하여 경축하는 것은 한국 교회의 여명기, 바로 그 첫 순간들로 돌아가는 기회를 우리에게 줍니다. 이는 한국의 천주교인 여러분이 모두 하느님께서 이 땅에 이룩하신 위대한 일들을 기억하며, 여러분의 선조들에게서 물려받은 신앙과 애덕의 유산을 보화로 잘 간직하여 지켜나가기를 촉구합니다.
오늘날 우리는 매우 자주 우리의 신앙이 세상에 의해 도전받음을 체험합니다. 우리는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방식으로, 우리의 신앙을 양보해 타협하고, 복음의 근원적 요구를 희석시키며, 시대정신에 순응하라는 요구를 받게 됩니다. 그러나 순교자들은 그리스도를 모든 것 위에 최우선으로 모시고, 그 다음에 이 세상의 다른 온갖 것은 그리스도와 그분의 영원한 나라와 관련해서 보아야 함을 우리에게 상기시켜 줍니다. 순교자들은 우리 자신이 과연 무엇을 위해 죽을 각오가 되어 있는지, 그런 것이 과연 있는지를 생각하도록 우리에게 도전해 옵니다.
또한 순교자들은 그들의 모범으로, 신앙생활에서 애덕의 중요성에 관한 가르침을 우리에게 줍니다. 그것은 그리스도에 대한 그들 증언의 순수성으로서, 세례받은 모든 이가 동등한 존엄성을 지녔음을 받아들이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막대한 부요 곁에서 매우 비참한 가난이 소리 없이 자라나고 가난한 사람들의 울부짖음이 좀처럼 주목받지 못하는 사회 안에 살고 있는 우리에게 순교자들의 모범은 많은 것을 일깨워 줍니다. 이러한 속에서, 그리스도께서는 우리가 어려움에 처한 형제자매들에게 뻗치는 도움의 손길로써 당신을 사랑하고 섬기라고 요구하시며, 그렇게 계속 우리를 부르고 계십니다.
우리가 순교자들의 모범을 따르면서 주님의 말씀을 그대로 받아들여 믿는다면, 우리는 순교자들이 죽음에 이르도록 간직했던 그 숭고한 자유와 기쁨이 무엇인지 마침내 깨닫게 될 것입니다.
오늘은 모든 한국인에게 큰 기쁨의 날입니다. 순교자들의 유산은 선의를 지닌 모든 형제자매들이 더욱 정의롭고 자유로우며 화해를 이루는 사회를 위해 서로 화합하여 일하도록 영감(靈感)을 불어넣을 수 있습니다. 그리하여 이 나라와 온 세계에서 평화를 위해, 그리고 진정한 인간 가치를 수호하기 위해 이바지하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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