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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루카 24,36)
물론 한국교회가 극심한 박해시대를 뚫고 복음화를 이룬 교회로서 오늘의 다른 지역의 고통 받는 교회에 격려와 자극의 본보기가 될 배경을 살아왔기에 교종께서는 이를 온 세상에 드러내시고자 하는 복음적 지향을 갖고 계시리라 믿습니다. 그러나 동시에 교종께서는 마치 자녀가 여럿인 부모에게는 같은 자녀라도 어려움에 처한 자녀나 위기를 겪는 자녀에게 먼저 마음이 가는 것처럼, 한국 교회가 걸어온 고난의 역사, 그리고 오늘의 한국이 위치한 세계적 분쟁과 갈등의 중심에 위치하고 있는 지정학적 표징과 상황이 그분께 다른 어떤 지역보다도 더 마음이 쓰이고 자부적 사랑이 향하는 곳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프란치스코 교종께서는 ‘복음의 기쁨’에서 세계 모든 지역 교회를 향하여 교회 울타리 안에서 조용히 안주하기보다는 거센 비바람과 파도가 소용돌이치는 세상을 향하여 뛰쳐나가기를 권고하고 계십니다. 급격한 산업화와 민주화의 질주를 계속해 온 한국은 오늘날 다른 어떤 나라보다도 성장과 발전 때문에 빚어진 양극화의 갈등으로 극심한 몸살을 앓고 있는 대표적인 상황을 경험하고 있습니다. 교회는 복음과 세상이 만나도록 세상 한복판에 복음을 들고 뛰어 들어가기 위해 존재합니다. 프란치스코 교종께서는 한국 교회가 아시아의 여러 교회에 앞장서서 오로지 물질적인 성장과 발전을 위해 질주하는 세상 속에 복음의 깃발을 들고 들어가 그 질주의 방향을 하느님 나라 쪽으로 선회하는 조타수가 되기를 초대하고 계신다고 생각합니다.
현대의 역대 교종들께서는 궁극적인 사목적 관심을 세계의 평화에 두어 왔습니다. 한반도야말로 세계 평화를 가장 크게 위협하는 지점이기도 하고 동시에 새로운 평화의 시대를 열 수 있는 현장이기도 합니다. 남북한의 화합과 일치는 한반도의 안정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동북아의 평화, 세계의 평화에 크게 기여하는 중요한 단초가 될 것입니다. 교종께서는 한국 사회와 한국 교회가 그러한 평화의 전초기지가 되어 줄 것을 간절히 소망하고 계십니다.
한국 교회는 이번 8월에 방한하시는 프란치스코 교종과 함께 세계의 평화를 위해 온 마음을 다 모아 성령의 특별한 은총과 일하심을 기원해야 하겠습니다.
한국 천주교 주교회의 의장
강우일 주교
강우일 주교